각질층 아래로, 장 흡수 장벽 너머로
제약 연구소의 약물전달 기술은 어떻게 화장품·식품 원료가 되었나 — 미국 특허 3건으로 본 바이노텍의 나노 전달 플랫폼

"특허받은 나노 전달 기술"이라는 문구가 화장품 원료 카탈로그에 흔해진 지 오래다. 그래서 원료 바이어의 질문은 더 구체적이 됐다. 어떤 특허인가, 입자는 얼마나 작고 얼마나 담기는가, 그리고 그것이 사람의 피부와 혈액에서 실제로 측정됐는가.
경북 경산에 지난 9월 GMP 공장을 준공한 나노 약물전달 기술 기업 ㈜바이노텍(대표 김유미)은 이 세 질문에 문서로 답할 수 있는 드문 경우다. 취재팀이 회사의 영문 기술 카탈로그, 미국·유럽 특허 등록 자료, 국제 학술지에 실린 인체 임상 논문, 완제품 시험성적서를 검토해 바이노텍 전달 기술의 실체를 정리했다.
제약 연구소에서 출발한 기술
바이노텍의 기술은 제약 분야의 약물전달시스템(DDS, Drug Delivery System)에서 출발한다. 약물이 목표 부위에 닿기 전에 분해되거나 배출되지 않도록 담체에 담아 보내는 기술이다. 김유미 대표는 미국 조지아공대와 경북대 치의학 박사후 과정을 거쳐 CJ제일제당 제약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전달체를 개발했고, 관련 연구 경력은 25년에 이른다. 2014년 셀리제코스메틱으로 출발한 회사는 2018년 바이노텍으로 이름을 바꾸며 이 원리를 화장품 유효성분과 식품 원료에 적용하는 길을 택했다.
회사가 설명하는 문제의식은 단순하다. 피부에는 외부 물질을 막는 각질층이 있고, 장에는 물에 잘 녹지 않는 성분을 걸러 내는 흡수 장벽이 있다. 배합률을 아무리 높여도 목표 층에 실제로 도달하는 양은 그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바이노텍은 이 두 장벽을 각각 다른 전달체로 다룬다.
"전달 기술의 가치는 성분을 얼마나 많이 넣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히 닿게 하느냐에 있다." — 김유미 바이노텍 대표
경피 전달 — 하이드로에토좀®과 다섯 개의 파생 전달체
하이드로에토좀®(Hydroethosome®)은 유효성분을 하이드로겔과 함께 나노 크기의 지질 소포(에토좀)에 봉입해 피부 안쪽으로 보내는 경피 전달 플랫폼이다. 2017년 국내 특허(10-1810160)에 이어 2022년 9월 미국 특허(US 11,452,679 B2)로 등록됐고, PCT 국제출원을 거쳐 태국과 독일에도 출원돼 있다. 회사는 하이드로겔이 성분의 안정성과 봉입률을 함께 끌어올린다는 점을 이 플랫폼의 핵심으로 설명한다.

이 플랫폼 위에서 봉입하는 성분에 따라 여러 파생 전달체가 개발됐다. 2024년판 영문 기술 카탈로그에 실린 규격은 다음과 같다.
| 전달체 | 봉입 성분 | 입자 크기·봉입률 | 근거·특허 |
|---|---|---|---|
| HydroDNA™ | 연어 유래 PDRN(Sodium DNA) | 약 23nm · 봉입률 99.20% | KR 10-2678046 · Franz cell 피부 흡수 시험 |
| Hyalutosome™ | 저분자 히알루론산 | 약 40nm | KR 출원 10-2021-0191800 · Franz cell 시험 |
| Triaction peptosome™ | 펩타이드 3종 | 약 160nm | 하이드로에토좀® 플랫폼 |
| Multisome® Licorice | 감초 추출물(글리시리진산) | 약 120nm | 복수 성분 동시 봉입 |
| Hydropartisome® | 구리 트리펩타이드 등 두피용 성분 | 200~250nm 고형지질나노입자, 모낭 경로·서방형 | KR 10-2037354 · 10-2190935 · US 11,826,474 B2 |
바이어가 눈여겨볼 대목은 두 가지다. 첫째, 음전하 때문에 지질 소포에 안정적으로 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DNA 성분(PDRN)을 23나노미터 크기에 99% 이상 봉입했다는 점이다. 둘째, 같은 플랫폼에서 40나노미터(히알루론산)부터 250나노미터(모낭 전달용 고형지질입자)까지 성분이 가야 할 곳에 따라 입자 크기를 달리 설계한다는 점이다.

피부 흡수는 회사 내부 Franz cell 시험으로 확인했고, 완제품 단위에서는 외부 기관 시험이 이뤄졌다. 리포브 솔루션 B의 경우 한국피부과학연구원 시험에서 도포 30분 후 피부 흡수율 150%, 흡수 속도 223%, 흡수 깊이 223% 증가가 측정됐다.

경구 전달 — 앱소좀™, 그리고 사람에게서 측정한 숫자
먹는 성분을 위한 전달체 앱소좀™(Absosome™)은 나노 지질 입자에 키토산·폴리글루탐산 등을 여러 층으로 입혀 위산과 소화 과정에서 성분을 보호하고 장에서의 흡수를 돕도록 설계됐다. 이 다중코팅 나노입자 기술은 2025년 미국 특허(US 12,318,462 B2)와 유럽 특허(EP 3995126)로 등록됐으며, 유럽 특허는 독일·영국·프랑스에서 유효화를 마쳤다.
경구 전달 기술의 검증은 동물 실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바이노텍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약동학(PK) 시험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전북대학교병원 유효성평가센터에서 건강한 성인 남성 20명을 두 군으로 나눠 진행한 시험에서, 앱소좀™으로 봉입한 커큐민 원료 하이드로큐민™ 400mg을 섭취한 군은 일반 커큐민 2,000mg을 섭취한 군에 비해 혈중 최고 농도(Cmax)가 38.30에서 445.15로, 혈중 노출량(AUC)이 561에서 2,477로 높게 측정됐다. 섭취량이 5분의 1이었음에도 AUC가 4.4배 높았고, 같은 용량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3배에 해당한다. 결과는 2026년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앞선 동물 시험에서는 AUC 기준 109배 차이가 보고됐으나 이는 전임상 결과다.

회사는 이 수치가 흡수 지표에 관한 것이며 특정 건강 효과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긋는다. 해외 바이어가 원료 규격서와 함께 검토할 수 있는 것은 시험 기관, 대상자 수, 투여 용량, 측정 지표가 공개된 인체 데이터라는 점이다.
특허로 읽는 보호 범위
| 구분 | 번호 | 내용 | 상태 |
|---|---|---|---|
| 미국 | US 11,452,679 B2 | 하이드로에토좀® 경피 전달체 | 2022-09-27 등록 |
| 미국 | US 11,826,474 B2 | 나노 지질 전달체(하이드로파티좀® 계열) | 등록 |
| 미국 | US 12,318,462 B2 | 다중코팅 나노입자(앱소좀™ 계열) | 2025 등록 |
| 유럽 | EP 3995126 | 다중코팅 나노입자 | 등록 · DE/GB/FR 유효화 |
| 한국 | 18건 | 전달체·발효·추출 기술 | 등록 |
| 국제 | PCT/KR2018/002808 · TH 1901001249 · DE 11 2018 003 377.5 | 하이드로에토좀® 국제 출원 | 출원 |
나노 전달체 자체는 1960년대 리포좀 이후 수십 년간 발전해 온 분야로,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바이노텍이 내세우는 차별점은 전달체·발효·추출을 한 회사 안에서 결합해 원료 개발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잇는 구조와, 그 과정을 특허와 논문으로 남겨 왔다는 점이다. 관련 논문은 2019년 Journal of Drug Delivery Science and Technology에 실린 에토좀 경피 전달 연구부터 2026년 인체 임상 논문까지 10편이다.
바이어에게 열려 있는 세 가지 길

바이노텍은 현재 화장품 원료 19종과 식품 원료 5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위 전달체들은 자사 스킨케어 브랜드 리포브(REPOVE)와 이너뷰티 브랜드 앱소브(ABSOVE)에 먼저 적용됐다. 해외 브랜드와의 협력은 세 가지 형태로 가능하다. 전달체에 봉입한 원료의 공급, 바이어가 보유한 성분을 바이노텍 전달체에 봉입하는 공동개발, 그리고 경산 GMP 공장에서의 OEM·ODM 생산이다. 공장은 EU CPNP 등록 제품과 MUI 할랄 인증 제품의 생산 이력을 갖고 있다.
김유미 대표는 "특허와 논문으로 검증 가능한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브랜드와 원료 공급, 공동개발, 제조 협력을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이 연재는 바이노텍의 기술과 제품을 하나씩 소개하며 국문·영문·불문으로 게시된다. 다음 편에서는 하이드로에토좀® 플랫폼의 6세대 진화와 HydroDNA™의 개발 과정을 다룬다.
바이노텍(Binotec) 소개
㈜바이노텍은 나노 약물전달 기술을 화장품·식품 원료에 적용하는 대구 소재 바이오 기업이다. 경피 전달체 하이드로에토좀®, 경구 전달체 앱소좀™, 발효 플랫폼 앱소바이옴™, 고농도 추출 앱소트랙션™을 보유하고 국내 특허 18건, 미국 특허 3건, 유럽 특허 1건을 등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에 선정됐고 2024년 벤처창업진흥 유공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2026년 9월 경북 경산에 GMP 공장을 준공했으며 APEC 2025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고 CES 2026과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6에 출품했다.
미디어 문의
FOB홀딩스 미디어사업부 안인열 본부장 · aninyoul@fobholdings.co.kr · news.fobholdings.co.kr